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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 처음 봤는데 끝까지 보게 되는 이유

by 예댁 두 번째 방앗간 2025. 6. 2.

처음 이 프로그램을 본 건 우연히 퇴근길에 유튜브 클립 하나를 클릭했을 때였다. “감옥에 다녀온 판사님 이야기”라는 제목에 이끌려 10분짜리 영상을 봤고, 끝나자마자 ‘다음 편 보기’를 누르며 순식간에 한 시간 넘게 영상을 돌려봤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tvN에서 정규 편성된 방송은 물론 유튜브 클립까지 꾸준히 챙겨보고 있는 찐 시청자가 되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은 그냥 인터뷰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사람 냄새가 나고,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인생의 조각들이 마음속으로 조용히 들어온다. 때론 웃고, 때론 눈물이 핑 돌기도 하고, ‘저 사람도 저렇게 사는구나’ 싶은 공감이 스며든다. 단순한 예능이 아닌, 하나의 ‘인생 기록 콘텐츠’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처음 봤는데 끝까지 보게 되는 이유
'유 퀴즈 온 더 블럭', 처음 봤는데 끝까지 보게 되는 이유

🎤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유퀴즈만의 진심

유퀴즈의 가장 큰 특징은 ‘유명인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포맷이다. 방송 초반에는 진짜로 길에서 만난 시민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인터뷰했고, 최근에는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초청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예를 들어, 폐지를 줍는 어르신, 조리병 출신 셰프, 장례지도사, 우주과학자, 의사 출신 래퍼, 아이돌, 교사 등 직업의 스펙트럼이 엄청 넓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인터뷰어인 유재석과 조세호의 자세다. 그들은 누구에게든 경청하고, 웃으며 받아들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말을 잘하는 진행자’가 아니라 ‘진심을 듣는 사람’의 자세가 그대로 담겨 있다. 유재석이 “그랬구나, 어떡해요…”라고 말하며 눈가가 붉어지는 장면을 보면, 그 진심이 시청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기억에 남는 회차는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나와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장면이다. “한 아이가 '선생님은 진짜 내 편이에요?'라고 묻는데… 대답이 어려웠어요.” 라는 말에 유재석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고, 나도 화면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런 감정선은 대본 없는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진다. 출연자가 눈물을 흘릴 때, 그게 어색하거나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알 수 있다. 진심은 결국 통하고,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오히려 자극적인 예능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 배움과 통찰을 주는 인생 멘토링 프로그램

유퀴즈는 단지 감성적인 인터뷰만 담는 게 아니다. 때로는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학자 박형주 교수, AI 연구자, 주식 애널리스트, 지휘자, 국가대표 선수 등 전문직 인사를 초청해 그들의 직업 세계와 철학을 소개했다.

그중에서 AI 개발자의 회차는 정말 인상 깊었다. “AI는 인간이 만든 거울이다. 결국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존재다.” 라는 말을 들으며, 단순히 기술이 발전하는 걸 넘어서 인간이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또한 한 회차에서는 암을 극복한 생존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건강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삶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 유퀴즈는 가볍고 빠른 예능이 아니라, 천천히 곱씹게 되는 예능이다. 한 회가 끝나면 뭔가를 배운 듯한 기분이 들고, 나도 오늘 하루를 좀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 시청자도 '인생의 유퀴저'가 되는 느낌

유퀴즈를 꾸준히 보다 보면, 이상하게 내 인생도 누군가에겐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하루, 직장, 관계, 고민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과 맞닿아 있고, 누구나 비슷한 고민 속에서 살아간다는 걸 자주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유퀴즈를 볼 때마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을까?”라는 자문을 하게 된다. 누군가는 평범한 삶을 살면서도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또 누군가는 좌절을 겪었지만 일어서는 용기를 내기도 한다. 이런 진솔한 이야기들이 모여서, 마치 나도 ‘유퀴즈 안에 한 명의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마무리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인터뷰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려는 진심, 그리고 시청자를 위로하는 시간이다. 정주행할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건, 유재석의 존재감도 대단하지만 결국 이 프로그램이 빛나는 건 “우리 모두가 유퀴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때문이다.

 

가볍게 보기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인생의 책장을 한 장 넘긴 듯한 여운을 주는 예능. 마음이 조금 복잡한 날,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쳤을 때, 혹은 나의 길이 막막할 때 유퀴즈를 추천한다. 잠시 멈춰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의 인생도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으니까.

 

이제 당신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오늘 하루, 어떤 유퀴즈를 지나고 있나요?